“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에서, 문제를 예방하는 정책 설계자로.” 민간에서 오랜 기간 실무를 담당하면서 저는 한 가지 한계를 자주 마주했습니다. 현장에서 겪는 문제들은 현행 제도와 정책의 사각지대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예컨대, 데이터 보호 자문을 하던 시절, 중소기업들이 반복적으로 개인정보보호법 해석에 혼선을 겪는 모습을 보며, 단순 기술적 지원이 아닌 정책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또 다른 경험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기업과 함께 개발하던 당시, 의료정보 비식별화 가이드라인이 현장 적용에 어려움이 있음을 느꼈고, 이로 인해 규제와 기술 사이의 간극을 조정할 수 있는 공공 전문가의 필요성을 절감했습니다. 저는 더 이상 뒤따라가는 해결자가 아니라, 앞서 설계하는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민간에서 축적한 실무 경험과 전문성을 공공정책에 녹여내는 것이 저의 다음 사명이라고 생각하며, 이 전문경력관 제도는 공공성과 전문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매우 전략적인 창구라 판단했습니다.

저는 지난 10년간 데이터 보호, 디지털 전환, 그리고 기술기반 정책 자문을 중심으로 한 민간 실무를 수행해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실질적인 경험을 쌓았습니다. 첫째, 기술과 법률의 경계 조정 경험입니다. 모 대기업의 글로벌 개인정보 정책 컨설팅을 진행하면서 GDPR 및 국내법 간 이중 규제를 해소하기 위한 매뉴얼을 제작했고, 이 가이드는 20개 이상 계열사에 적용되어 규제 리스크를 크게 줄였습니다. 이처럼 저는 복잡한 정책 환경을 실무적으로 단순화하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둘째, 정책 제안 및 제도 개선 활동입니다. 중소기업을 위한 AI 윤리 가이드라인 개발 자문에 참여해, 실제 산업계의 윤리적 우려를 제도화하는 과정에 기여했습니다. 단순 이론이 아닌, 산업계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연결하는 통역자로서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셋째, 자료 분석 및 보고서 작성 능력입니다. 최근에는 디지털 플랫폼기업의 공공 책임 분석 보고서를 작성하여 국책기관에 제출했고, 이 보고서는 향후 디지털세 관련 규범 논의에 참고자료로 채택되었습니다. 저는 정책 현안을 데이터 기반으로 구조화하여 제시하는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공공기관 대상 기술자문, R&D 타당성 평가, 국제기구와의 공동 정책포럼 운영 경험 등을 통해, 단순한 실무 경험을 넘어 공공 정책의 설계와 실행을 모두 경험한 전문가로서 성장해왔습니다. 전문경력관 제도는 저의 이러한 역량이 가장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는 무대라고 생각합니다.